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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에 신개념 호텔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장 나온 비즈니스맨들과 여행자들의 숙소이다. '쉬다 가고 싶은 연인들'의 은신처가 아니다. 

대리석 바닥 위에 두꺼운 붉은 카펫이 깔리고 회전문 앞에서 도어맨이 항상 인사를 건네는 대형호텔이 아니다. 

그렇다고 침대와 TV, 욕실 정도만 갖춘 기존 모텔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양한 시설과 테마 공간을 마련한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이름부터 예쁘다. 바로 '부티크호텔'. '작은 규모에 특색 있는 물건을 파는 곳'(부티크)이란 말뜻처럼 

이 호텔들은 로비부터 객실까지 남다른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그래 봐야 호텔이지, 뭐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형 벽걸이 TV는 기본, 널찍한 욕조, 포켓볼 당구대, 수영장까지…. 볼거리, 놀거리로 무장했다.

 

 

◆호텔 방 안에 수영장까지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2月(월) 호텔 황금점'. 호텔 안은 별천지다. 

시끌벅적한 외부와는 딴판이다. 따뜻한 벽난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은은하고 화려한 조명에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로비 한쪽엔 고풍스러운 시계와 책들이 가득해 동화 속에 놀러 온 것 같다. 

미술작품이 걸린 복도를 지나 객실에 다다르면 또 다른 세상이 투숙객을 기다린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호텔은 몇 달 만에 대구의 명물이 됐다.각 층과 객실별로 특색 있는 

스토리와 콘셉트가 있다. 클럽'교도소'자동차'지하철 등 원하는 공간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주인의 안내로 이 호텔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로열 스위트룸을 들여다봤다. 방문을 열자 

방 안에 수영장이 나타난다. '샤넬 넘버 5' 침대 머리맡 대형 걸개 속 메릴린 먼로가 말을 걸어온다. 

수영장, 침실, 개인사우나, 테라스, 월풀, 거실 등 방 안에도 공간이 구분되어 있고 그 나름 개성을 가지고 있다. 

컵, 의자, 쓰레기통까지 비품과 소모품 하나하나마다 귀하다. 유기농 화장품, 샴푸, 린스를 비롯해 

침구류도 다운, 라텍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모두 로비에서 판매되는 게 특징이다. 

 

편의시설로 1층에 간단한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있고 스타일러(의류관리기), 제빙기 등도 구비하고 있다.

창문과 높은 천장, 오래된 주철 장식의 욕조 등 20세기 초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이곳은 

'빈티지'한 멋을 잔뜩 부리고 있다. "가능한 한 이 건물의 역사적 의미를 그대로 살리고 싶었습니다. 

유럽 각국을 드나들며 수집한 골동품을 호텔 곳곳에 비치했습니다. 100년 가까이 된 역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 정우진 씨의 설명이다. 앞서 2012년 '2月호텔'이란 브랜드로 수성구 중동점을 개점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앞산점까지 오픈했다. 호텔명 '2月'의 의미는 새봄을 기다리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단다.

 

 

'뚝딱 뚝딱'. 대구 동성로에 있는 2X호텔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외관부터가 화려하다. 

건물 전체가 광고판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은 더 알차다. 마치 유명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각 층 벽면 곳곳에 전시된 미술품이나 장식 하나까지도 소홀함이 없다. 사치스럽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튀지 않으면서 품격을 잃지 않는다.

 

이 호텔은 학교'감옥'영화'지하철'바비큐'수영장과 같은 다양한 테마룸이 준비되어 있다. 최첨단 설비를 자랑한다. 

전 객실에 PC 및 광랜, 와이파이 설치로 유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또 홈시어터와 빔프로젝터도 준비돼 있다. 

조식까지 가능하다. 전 객실에는 오리털 이불 등 최고급 비품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 숙박에 4만, 5만원으로 모텔급 수준이다.

이 호텔 2층에는 지금 비밀공사(?)가 한창이다. 기차여행을 테마로 한 공간이다. 

2층 전체에 하나의 놀이공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달 안으로 공사가 완료됩니다. 

깜짝 놀랄 만한 공간이 마련될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부티크호텔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호텔 공사를 맡고 있는 도진설 건축디자이너의 말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롯데쇼핑몰 부근에 자리한 이시아호텔은 화려한 외관으로 신도시인 이곳의 랜드마크가 됐다. 

컬러풀한 빌딩 외관이 먼저 눈에 띈다. 호텔 복도는 루미나리에를 연상시키듯 화려한 오색조명으로 꾸며져 있다. 

일본식, 한실, 화이트, 핑크, 스트라이프, 거울 등 방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테마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리와 진동에 따라 

조명 색깔이 바뀌는 객실도 있다. '빨강' '파랑'이라고 외치면 명령대로 조명 색깔이 바뀐다. 

특히 198㎡(60평) 규모의 801호 복층룸에는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창을 열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2011년 4월 오픈했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인 이 호텔의 객실 수는 43개다.

 

 

◆저렴한 가격. 공간에 숨은 과학

번지르르한 외관이나 산뜻한 인테리어만 있는 게 아니다. 공간마다 과학이 숨어 있다.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공간은 없애거나 대폭 줄였다. 2X호텔의 경우 2층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대신 연회실이나 커피숍 등을 두지 않고 있다. 2月호텔 앞산점의 경우도 

대형 연회장 대신 옥상에 마련된 정원을 파티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혜택은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돌아간다. 대부분 부티크호텔의 하루 숙박료는 10만원 선으로 

기존 대형 호텔에 비해 저렴하다. 한 부티크호텔 관계자는 "연회장이나 레스토랑, 커피숍 같은 

고정비용 요소를 없애거나 줄였기 때문에 화려한 인테리어 비용 투자에도 불구하고 일반 비즈니스호텔과 

같은 숙박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볼거리와 흥밋거리까지 더해지자 

최근엔 외국인 투숙객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우진 대구일반호텔협회 회장은 "요즘은 호텔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닌 머무는 동안 

즐기는 곳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는데다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모텔 손님들은 물론 

특급호텔 손님들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모텔 손님의 90% 이상은 남녀 커플인 데 반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다양하다. 

비즈니스맨들뿐만 아니라 남녀 커플들도 찾는다. 최근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늘었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인들은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 예쁜 호텔방 사진을 찍어 

자랑삼아 올리기도 하고 호텔에 다녀온 소감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기도 한다. 

2月 호텔 앞산점의 경우 하루 홈페이지 방문자가 3만 명에 이를 정도다.

 

요즘 같은 연초는 대목이다. 새해를 맞아 파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특별한 날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생일, 승진, 결혼기념일 등을 맞아 이벤트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색감과 소품, 깔끔함과 세련미를 갖추고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다.

 

기자가 방문한 한 호텔 프런트에서는 직원이 숙박시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고객 의견에 

답글을 다느라 여념이 없었다. '환갑을 맞은 부모님이 하루 숙박할 수 있는 곳은 없나요' 'SNS 응모전 

같은 것이 있을 때 찍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데 적당한 방이 있나요' 등 다양한 문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대구에만 10여 곳

 

 

대구를 찾는 외지 손님들이 늘고 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12년 전국체육대회,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장애인학생체전'장애인체전'대구세계에너지총회 등 굵직굵직한 대회나 행사가 열렸고 

내년에는 세계물포럼이 열린다. 대구에서 잇따라 국제행사가 열리면서 그때마다 '숙박'은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2012년 전국체전 당시만 해도 대구시는 대구에 오는 손님 3만 명의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3

천여 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그러나 대부분 모텔 형태라 타 지역에서 온 일부 임원과 선수단이 

숙박하길 꺼렸다. 심지어 일부 모텔 업주는 '대실 손님'을 받기 위해 빈 객실을 제공하지 않아 불만을 사기도 했다.

 

부티크호텔의 등장으로 이런 문제들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특한 시설과 

저렴한 가격으로 대구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로 무장한 

부티크호텔이 10여 개나 생겨났다. 지난해 7월 대구에서 부티크호텔들을 중심으로 일반호텔협회가 발족됐다.

2月'이시아'2X'타워'뉴그랜드'유니드'인더호텔 등이 대구에 새로운 호텔문화를 만들고 있다.

 

정우진 회장은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 데 비해 이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최근 도심에는 중소형 비즈니스호텔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급조된 탓에 개성이 없고 

특급호텔의 축소판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부티크호텔은 규모와 비용은 비즈니스호텔급이면서 

독특한 인테리어로 기존 비즈니스호텔의 밋밋함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대구를 찾는 외지 손님에게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다양한 숙박업소도 있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가 부티크를 포함한 일반호텔을 홍보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관광셔틀버스를 일반호텔까지 순환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협회도 노력하겠습니다." 일반호텔협회는 대구경북에 연고를 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부모가 

대구를 방문할 때 무료로 하루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부티크호텔(boutique hotel)=1990년대 중반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도심 호텔들이 시초이다. 

임대료 부담이 컸던 중소 호텔업자들은 투숙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미적 요소에 투자했다. 

일반 호텔과 달리 건물 전체가 미리 계획된 특정한 콘셉트에 맞춰 스타일리시하게 설계된 특징을 띠고, 

접근성이 높은 도심에 위치하면서 독자적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형 고급 호텔을 말한다. 유럽에선 이미 귀족과 상류층의 사교와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기사원문 보러가기

http://news.imaeil.com/NewestAll/2014010407400648692#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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